티스토리 뷰

병원 주차장에서 차를 빼다가 한참을 헤맸습니다
얼마 전 운전면허 적성검사에 필요한 검사를 받으려고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과 연계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검사를 마친 뒤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차를 빼려고 보니 들어올 때와 느낌이 달랐습니다.
원래 차가 움직여야 할 중간 공간에도 자동차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었습니다.
그 차들만 없었다면 여유 있게 방향을 틀어 나갈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양쪽 주차 차량에 중간 차량까지 신경 쓰면서 몇 번씩 방향을 바꿔야 했습니다.
더 의아했던 것은 한두 대가 실수로 세워놓은 모습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그 주차장에서는 마치 그곳까지 주차공간인 것처럼 여러 대가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여기는 원래 이렇게 주차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전에 익숙한 사람은 시간이 조금 더 걸려도 빠져나갈 수 있겠지만, 운전이 미숙하거나 큰 차를 운전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차주 전화번호가 있으면 전화를 할 수 있습니다.
그마저 없다면 무인주차장에서는 정말 난감해집니다.
그런데 마침 2026년 8월 28일부터 이른바 ‘주차장 길막’을 규제하는 주차장법이 시행됐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그날 내가 겪은 이런 주차도 이제 과태료를 물릴 수 있는 걸까?”
법을 직접 확인해보니 답은 생각보다 조금 달랐습니다.
8월 28일부터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이번에 바뀐 핵심은 주차장법 제6조의3입니다.
새로 들어간 제3항은 누구든지 노외주차장 또는 부설주차장의 출입구에 자동차를 주차해 다른 자동차가 해당 주차장에 진출입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 주차장 출입구를 차 한 대로 막아 주민 차량들이 나오지 못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상가나 병원 건물에 딸린 주차장 출입구를 막는 경우도 해당될 수 있습니다.
왜 이런 법이 필요했을까요?
그동안 아파트나 상가 주차장처럼 도로교통법상 일반 도로가 아닌 사유지에서는 차량이 출입구를 막아도 행정기관이 적극적으로 차량을 이동시키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번 개정은 이런 빈틈을 줄여 과태료와 차량 이동 조치를 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만든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주차장 길막이 모두 불법주차가 됐다’고 이해하면 범위가 너무 넓습니다. 새 조항은 노외주차장·부설주차장의 출입구에 주차해 다른 자동차의 진출입을 못하게 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처음 걸려도 과태료 100만원이라는 말은 사실일까요
이번 개정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가 과태료 금액입니다.
출입구 길막 행위에 대한 과태료는 위반 횟수에 따라 커집니다.
처음 적발됐다고 몇만원짜리 주정차 위반 과태료 정도로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시행 직후 일부 보도에서 2차 과태료를 200만원으로 표기한 사례도 확인됩니다.
하지만 시행령 개정 내용과 다수의 최신 보도를 대조하면 1차 100만원 → 2차 300만원 → 3차 이상 500만원으로 확인됩니다.
- 1차 위반은 100만원입니다.
- 2차 위반은 300만원입니다.
- 3차 이상 위반은 500만원입니다.
과태료는 단순히 주차선 밖에 차를 세웠다는 이유로 위 금액이 부과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차장법 제6조의3제3항에서 정한 출입구 진출입 방해에 해당하는지 실제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내가 겪은 병원 주차장 통로 주차도 해당될까요
제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병원 주차장에서 제가 겪은 것은 주차장 출입구 자체를 완전히 막은 차량이 아니었습니다.
주차장 안에서 자동차가 이동하고 회전해야 할 중간 공간에 차량들이 세워져 있어 출차하기 상당히 불편했던 경우였습니다.
여기서 새 법과 차이가 생깁니다.
이번에 신설된 조문에는 명확하게 ‘노외주차장 또는 부설주차장의 출입구’라고 적혀 있습니다.
따라서 주차장 내부 통로에 차를 세워 다른 차가 지나가기 불편해졌다는 이유만으로 이번 신설 조항의 100만원 과태료 대상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인터넷에서 ‘8월 28일부터 주차장 길막 과태료 500만원’이라는 제목만 보면 주차장에서 다른 차량을 조금이라도 막으면 모두 적용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법 조문은 그렇게 넓게 쓰여 있지 않습니다.
물론 내부 통로 주차가 다른 안전·관리 규정이나 주차장 관리규정 등에 문제가 될 가능성은 별개입니다.
특히 주차장 내부 차로는 차량의 안전하고 원활한 통행을 위해 필요한 구조와 너비 기준도 마련돼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시 같은 상황을 겪는다면 차주와 직접 실랑이하기보다 먼저 병원이나 주차장 관리자에게 차량 이동을 요청할 것 같습니다.
아파트·상가처럼 사유지 주차장도 적용될까요
이번 개정에서 운전자들이 가장 체감할 변화입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사유지니까 괜찮은 것 아닌가?”
이제 출입구 길막 문제에서는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개정법은 노외주차장과 부설주차장을 대상으로 합니다.
아파트·오피스텔·상가·병원 등 건축물에 딸린 부설주차장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즉 화가 난다고 아파트 지하주차장 출입구에 차를 세워 주민 차량 전체를 막아버리는 식의 행동은 단순한 주민 간 주차분쟁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소방차나 구급차가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길막은 단순한 불편 이상의 문제가 됩니다.
길막 차량을 발견하면 바로 견인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또 하나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 출입구 막으면 신고 즉시 견인한다.”
법은 그렇게 단순한 구조가 아닙니다.
민간 노외주차장이나 아파트·상가·병원 등의 부설주차장이라면 기본적인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출입구 방해 발생 → 주차장 관리자가 운전자·관리책임자에게 이동 권고 → 운전자가 따르지 않음 → 관리자가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조치 요청 → 지자체가 차량 이동 등의 조치 가능
즉 민간 주차장에서 다른 운전자가 불편하다고 마음대로 견인업체를 불러 상대 차량을 끌고 가는 구조가 아닙니다.
주차장 관리자가 먼저 차량 이동을 권고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지자체에 조치를 요청하는 절차가 법에 마련됐습니다.
지자체가 자동차를 이동시킬 때에는 도로교통법상 관련 견인 절차가 준용됩니다.
출입구를 막았다는 이유만으로 피해 운전자가 상대방 차량을 임의로 이동시키거나 사설 견인업체를 불러 견인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차량 손상이나 비용 문제 등 또 다른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차주 연락처가 없으면 어디부터 연락해야 할까요
실제 상황에서는 법 조문보다 이 질문이 더 급합니다.
주차장에서 나가야 하는데 출입구가 차로 막혀 있고 전화번호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주차장 관리실이나 관리주체에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아파트라면 관리사무소, 상가라면 주차장 관리자나 건물 관리실, 병원이라면 원무·안내데스크 또는 주차관리실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차량 번호와 위치, 실제로 출입구가 막혀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사진이나 영상을 남겨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관리자가 차량 이동을 권고했는데도 운전자나 관리책임자가 따르지 않는다면 관리자는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차량 이동 등의 조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긴급한 위험이나 다른 문제가 함께 발생한 경우에는 상황에 맞게 경찰 등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지만, 사유지 주차장 출입구 방해의 법정 견인 절차 자체는 ‘관리자 권고 → 불응 → 지자체 조치 요청’이 핵심입니다.
운전자라면 ‘잠깐인데’라는 생각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번 법을 보면서 제가 병원 주차장에서 겪었던 장면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한 사람이 통로에 차를 세우면 다음 사람도 세웁니다.
몇 대가 세워져 있으면 처음 온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다들 여기 세우는데 나도 괜찮겠지.”
그렇게 어느 순간 불편한 주차가 그 주차장의 관행이 됩니다.
출입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 나오면 바로 뺄 건데.”
“전화 오면 옮겨주면 되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출입구를 실제로 막아 다른 차량이 들어오거나 나오지 못한다면 이제는 과태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연락처를 남겼다고 금지행위가 허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운전자는 ‘내 차가 주차선 안에 있는가’만 볼 것이 아니라 ‘다른 차가 정상적으로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가’까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해졌습니다.
마무리
이번 주차장법 개정은 단순히 과태료가 세졌다는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그동안 아파트나 상가 같은 사유지 주차장 출입구를 막아도 행정기관이 개입하기 어려웠던 문제에 과태료와 차량 이동의 법적 근거를 만든 것이 핵심입니다. 다만 제가 병원에서 겪었던 것처럼 주차장 내부 통로가 좁아지는 모든 이중주차까지 이번 100만~500만원 과태료 대상이라고 확대해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기억할 것은 간단합니다. 노외·부설주차장의 출입구를 차로 막아 다른 차가 들어오거나 나오지 못하게 하지 말 것. 그리고 내가 피해를 입었다면 상대 차량을 임의로 움직이기보다 주차장 관리자에게 먼저 알리는 것. 이번 개정 이후 운전자가 가장 먼저 알아둘 두 가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